“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26편 - 아이들 이름이 담긴 텃밭 – 가족 이름표가 붙은 작물들 이야기"
처음 텃밭을 만들던 날,
우리는 그냥 작물을 심으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들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내 거는 여기다 심을래.”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우리 집 텃밭은 ‘작물별 구획’이 아니라
사람별 이름이 붙은 텃밭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상추보다 먼저 뿌리내린 건 아이들의 애정과 책임감이었고,
쑥갓보다 먼저 자란 건 가족 안에서의 존재감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이름이 붙은 작물들이 어떻게 우리 가족을 더 가까이 묶어줬는지,
그리고 텃밭이 어떻게 단순한 밭에서 ‘우리 가족의 풍경’이 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 첫 시작 – “이건 내 거야!”
텃밭을 정리하고 씨를 뿌리던 날.
아이들이 갑자기 말했다.
“형 거, 내 거, 엄마 거, 아빠 거… 다 나눠 심자!”
그 말에 우리는 작물 구획을 가족 이름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 첫째는 ‘민재 상추 밭’
- 둘째는 ‘도윤 쑥갓 존’
- 아빠는 고구마 밭 한쪽에 ‘아빠존(힘든 구역)’
- 엄마는 허브밭에 **‘엄마의 향기’**라고 이름표를 붙였다
✅ 책임감도 함께 자라났다
이름이 붙으니까 신기하게도 관리 태도가 달라졌다.
- 민재는 아침마다 “내 상추 확인!” 하며 물을 주고
- 도윤은 “쑥갓은 잡초가 별로 없지~”라며 자랑했다
- 물주기, 풀 뽑기, 성장 기록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
그 텃밭은 아이들이 자기 존재를 발견하는 공간이 되었다.
단순히 ‘작물을 기르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만의 공간을 돌보는 애착 형성의 시간이었다.
✅ 작물 상태는 가족 성격과도 닮았다
우리는 종종 농담처럼 이렇게 말한다.
- 민재의 상추는 규칙적이고 가지런하게 자란다 (첫째답게)
- 도윤의 쑥갓은 여기저기 자유롭게 퍼져 자란다 (둘째 특유의 자유로움!)
- 아빠의 고구마는 크지만 손이 많이 간다 (성실하지만 고생 많은 타입)
- 엄마의 허브는 향기롭지만 가끔 시름시름 앓는다 (감성 폭발…)
작물의 모습에서 가족의 성격을 투영하며 웃게 되는 순간들,
그 자체가 우리 가족의 텃밭 풍경이었다.
✅ 특별한 날 – 이름표 리뉴얼 프로젝트
하루는 아이들이
직접 이름표를 다시 만들겠다고 나섰다.
- 폐목재에 페인트칠해서
- 글씨 쓰고 그림도 그려 넣고
- ‘상추 대장 민재’ / ‘쑥갓 천재 도윤’ 등으로 업그레이드!
그 이름표를 세워놓으니
이제 우리 텃밭은 그냥 밭이 아니라
아이들의 놀이터, 자존심, 정원이 되었다.
✅ 마무리하며 – 작물보다 아이들이 더 자랐다
텃밭은 처음엔 땅을 일구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가족의 애정과 이야기가 뿌리내린 공간이 되었다.
작물보다 먼저 자란 건 아이들의 책임감과 자존감이었고,
수확보다 더 뿌듯한 건 아이들의 말투와 눈빛이 바뀐 순간들이었다.
이름이 붙은 텃밭은
우리가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 돌보게 만든 작지만 특별한 장치였다.
📌 다음 편 예고
“작물로 배우는 경제 수업 – 아이들과 함께한 고구마 판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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