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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13편 - 시골 마을 사람들의 텃세에 대한 걱정, 그리고 처음 나눈 인사”

by info-world-jasmine 2025. 4. 26.

“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13편 - 시골 마을 사람들의 텃세에 대한 걱정, 그리고 처음 나눈 인사”

 

“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13편 - 시골 마을 사람들의 텃세에 대한 걱정, 그리고 처음 나눈 인사”

 

귀농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마을 사람들 조심해”였다.
인터넷에는 ‘텃세가 심하다’, ‘외지인 배척한다’는 이야기들이 떠돌았고
솔직히 우리 가족도 그게 가장 두려웠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한 시골 마을에서의 인간관계 적응기,
처음 마주한 작은 갈등, 그리고 어떻게 이웃과 마음을 트게 되었는지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텃세가 두려워 귀농을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리가 느꼈던 진심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


✅ “다들 친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 현실은 조금 달랐다

우리 가족은 전북 완주의 한 작은 마을로 들어왔다.
이사한 첫날, 집 앞 논에서 일하던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인사를 드리자,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하셨다.

“어디서 왔어요? 귀농은 쉽지 않을 텐데…”

말투엔 미소가 없었고, 눈빛은 조심스러웠다.
그 말 한마디에 왠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뒤로도 몇 차례, 마을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외부인이다”**라는 인식이 피부로 느껴졌다.

  • 마을회관에 초대받지 못한 첫 달
  • 우리 집 앞에 불법 주차된 트럭이 있어도 아무 말 못 했던 날
  • “요즘 귀농 사람들은 농사도 모르면서 뭘 하려고 하나 몰라”라는 말이 들려왔을 때

그 모든 순간들이 작은 상처로 쌓여갔다.


✅ 예상치 못한 첫 마찰 – 물 문제로 부딪힌 날

이웃집 아주머니가 쓰시던 마을 공동 수도 옆
우리가 모종 씻으려고 물을 몇 번 사용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주머니가 오셔서 “그 물은 함부로 쓰는 거 아니에요.” 라며 불쾌한 기색을 보이셨다.

우리는 그 물이 누구의 것인지 몰랐고,
마을 전체가 함께 쓰는 줄 알았기에
사과하면서 상황을 설명드렸다.

그 아주머니는 말없이 돌아섰고,
그날 저녁 우리 부부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우리가 잘못했나?”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하지?”


✅ 마음을 열게 된 계기 – ‘나눔’은 언어보다 빠르다

며칠 뒤, 우리 밭에서 키운 상추 몇 단을 따서
예쁘게 묶고, 쪽파와 함께 소쿠리에 담아
그 아주머니 집 앞에 살짝 놓아두었다.
작은 메모와 함께.

“저희가 실수했어요. 앞으로 물 조심해서 쓸게요.
상추가 많이 자라서 나눠드려요 :)”

그날은 아무 연락도 없었다.
그런데 다음날, 마당에 작은 종이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안에는 직접 담근 고추장 한 병과 메모가 들어 있었다.

“요즘처럼 싱거운 상추가 어딨대요? 고맙게 잘 먹을게요.
그 물은 마을 저수지에서 끌어오는 거라 아껴야 해서 그래요.”

그 짧은 메모 한 장에 담긴 따뜻함에,
우리 마음도 같이 풀어졌다.


✅ 그 이후, 천천히 만들어진 관계

이후로 마을에서 마주칠 때마다
아주머니는 “고구마 잘 크지?”, “아이들은 밭에도 나와?”
하고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 마을회관에서 담근 김치 조금씩 나눠주시기도 했고
  • 여름에는 수박 한 통을 “밭에 남은 거니까 가져가요” 하며 주시기도 했다
  • 아이들과 함께 마을 쓰레기 줍기 봉사에 참여하면서
    마을 사람들과도 조금씩 얼굴을 트게 되었다

✅ 마무리하며 – 관계는 기다림과 진심으로 만들어진다

텃세라는 말은 어쩌면
서로 낯선 사람들 사이의 당연한 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벽은,
먼저 다가가고, 실수를 인정하고,
작은 마음을 나누는 걸로
천천히 허물어진다.

아직도 모든 이웃과 완벽하게 가까운 건 아니지만
우리는 이제 “외지인”이 아니라
“이 마을의 한 가족”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

누군가가 귀농을 고민하며
“사람들이 나를 받아줄까?” 하고 망설인다면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그 불안함을 조금 덜어주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 다음 편 예고

“귀농 후 가장 많이 달라진 건 가족의 대화였어요 – 자연이 만든 새로운 소통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