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시골집에서 생긴 일 – 흙길, 물웅덩이, 그리고 예상 못한 하루”
도시에서는 비가 오면 그저 우산을 쓰고 지나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시골에서의 비는 단순한 날씨가 아니라 **‘삶의 흐름 전체를 바꾸는 이벤트’**였다.
특히 귀농 첫 해의 장맛비는 우리가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비 오는 날 시골집에서 겪은 작지만 잊을 수 없는 하루,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자연, 불편함, 아이들의 반응, 가족의 새로운 대화까지 솔직하게 담아보려 한다.
도시에서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비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지금부터 천천히 이야기해본다.
✅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 마당은 진흙탕이 되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하늘은 맑았다.
예보엔 비 소식이 없었지만,
점심 즈음 갑자기 장대비가 퍼붓듯 내리기 시작했다.
- 마당은 순식간에 진흙탕이 되고
- 텃밭 가장자리에는 빗물이 고여 물웅덩이가 생겼다
- 아이들이 키우던 상추 몇 포기는 빗물에 눕듯이 쓰러져버렸다
둘째가 창밖을 보며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상추, 다 죽는 거야…?”
우리는 곧바로 우비를 입고 장화를 꺼내 들었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 비와 흙, 그리고 웃음
처음엔 비에 젖은 흙길을 밟으며 모두가 조심스러웠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이 물웅덩이 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 초2 둘째는 흙물 튄 고무장화를 보며 깔깔 웃고
- 초4 첫째는 장갑을 끼고 쓰러진 상추를 다시 세워줬다
우리는 급하게 고랑 사이에 빗물 빠지는 길을 만들고
약한 작물들에는 비닐을 살짝 덮어 임시 보호막을 만들었다.
그 와중에도
비 맞으며 작물 걱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고 귀엽던지.
✅ 예상 못한 불편함도 찾아왔다
- 수도관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약해져서 씻기 힘들었고
- 마당의 잔디는 진창이 되어 신발 세 켤레를 희생해야 했다
- 부엌 창문으로 빗물이 새어들어와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번갈아 교대했을 정도
비가 이렇게 생활 전체를 바꿔놓는다는 것,
도시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 그날 밤, 비 소리에 잠 못 이루며 나눈 이야기
비는 밤늦게까지 그치지 않았다.
빗소리는 시골의 어둠 속에서 더 크게 들렸고,
천장이 얇은 우리 집에서는 정말 자연이 우리 곁에 있다는 걸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말했다.
“엄마, 시골은 비 오는 소리가 다르게 들려.”
“비가 바로 옆에서 떨어지는 것 같아.”
그날 밤,
우리는 거실에 이불을 깔고 네 식구가 함께 누워
작은 캠핑처럼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었다.
✅ 마무리하며 – 불편함 속에서 피어난 기억
비는 분명히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예상치 못한 불편함도 안겨줬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고랑을 만들고,
젖은 상추를 다시 세우고,
빗소리를 들으며 웃고 잠든 그 하루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도시에서는 그냥 지나가던 비가,
이곳에서는 기억이 되고, 이야기로 남는다.
📌 다음 편 예고
“귀농 첫 실패 – 시든 작물, 망가진 텃밭…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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