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17편 -계절이 바뀌며 마당이 달라졌다 – 자연이 만들어준 집의 풍경"
귀농을 하고 나서 처음 맞은 봄은 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진짜 변화를 느낀 건 계절이 바뀌며 마당의 색이 달라졌을 때였다.
도시에서는 날씨만 바뀌었지만,
이곳에선 땅의 색, 풀의 냄새, 하늘의 결이 바뀌며
집 자체가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오늘 이 글에서는 마당이 만들어낸 계절의 풍경,
그리고 그 변화를 지켜보며 가족이 어떤 감정을 나눴는지 천천히 기록해보려 한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나면,
비포장된 흙길도, 군불 지피는 마당도 조금은 부럽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 봄의 마당 – 생명의 시작점
처음 마당에 심은 건 상추, 쪽파, 고구마 줄기.
텃밭 한쪽에는 아이들이 돌을 주워다 만든 작고 삐뚤빼뚤한 울타리가 있다.
- 아이들이 직접 만든 네모진 구역엔 “우리만의 정원”이란 팻말도 붙어 있다
- 봄바람에 작은 새싹들이 흔들릴 때,
아이들은 마치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것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햇살이 따뜻한 날이면
마당 평상에 누워
흙냄새와 바람 냄새를 맡으며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충만했던 날들.
✅ 여름의 마당 – 풀과 벌레의 계절
여름은 강렬했다.
잔디는 금세 자랐고, 고구마 줄기는 마당을 덮을 기세였다.
비가 오고 나면 잡초가 하루 만에 무릎까지 자라기도 했다.
- 모기와 개미와 전쟁을 치르면서도
- 아이들과 함께 물을 뿌리고, 달라붙은 거미줄을 걷어냈다
- 특히 밤마다 울리는 매미 소리는
아이들에게 “시골의 배경음악”이라며 웃음을 안겨줬다
그리고 여름의 끝자락,
드디어 고구마꽃이 피었다.
작고 연보라색, 살짝 수줍은 모습.
그 한 송이를 보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자주 밭을 들락날락했는지 모른다.
✅ 가을의 마당 – 수확과 기쁨의 시간
9월 중순, 마당은 고요하고 단단해졌다.
햇살은 부드러워졌고,
흙은 이제 무르기보다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 고구마 줄기를 하나씩 캐내며
아이들이 “우와!” 하고 소리칠 때,
그 웃음소리가 집 전체를 채웠다 - 쪽파는 반 이상이 잘 자라지 못했지만,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그날,
우리 마당 한가운데에
고구마를 가지런히 늘어놓고
사진을 찍었다.
비록 대풍은 아니었지만
“이건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든 첫 번째 수확”이었다.
✅ 마무리하며 – 집이 아니라 계절이 우리를 꾸며줬다
도시에서 살 땐
집 안에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돈을 쓰고,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가구를 옮겼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선
계절이 집을 바꿔준다.
봄에는 새싹이, 여름엔 벌레가,
가을엔 수확물이, 겨울엔 고요함이
집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우리는 이제 마당을 “꾸며야 할 공간”이 아니라
“지켜볼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마당에서,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우리 가족에게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다.
📌 다음 편 예고
“첫 수익이 들어왔다 – 마당에서 시작된 작지만 확실한 경제활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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