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36편 - 작은 실패, 조용한 위로 – 벌레 먹은 잎과 아이들의 반응
싹이 돋고 땅이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자랄 것만 같다.
하지만 자연은 늘 우리에게
예상하지 못한 작은 실패와 마주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이번 글에서는 텃밭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벌레 먹은 잎,
그리고 그 앞에서 아이들이 보인 반응과
가족이 나눈 대화, 위로의 말들을 기록해보려 한다.
작은 실패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조용히 감정을 나누는 경험은
귀농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배움이 된다.
✅ 이상한 잎 – 처음 발견한 변화
아침 점검을 하던 중
도윤이 방울토마토 잎을 살피다
고개를 갸웃했다.
“엄마, 이거… 왜 구멍 났어?”
민재가 와서 함께 보더니 말했다.
“진짜다. 누가 먹었나 봐.”
쌈채 잎 끝도 살짝 말려 있었고,
토마토 잎에는 작은 구멍이 몇 개 있었다.
✅ 아이들의 반응 – 첫 걱정, 첫 질문
- 도윤: “그럼 죽는 거야?”
- 민재: “벌레 없앴어야 하나?”
- 엄마: “얘들아, 이건 실패가 아니야. 자연이 하는 일이야.”
- 아빠: “식물도 겪고 자라는 게 있어. 우리처럼.”
아이들은 처음엔 놀라고 걱정했지만,
조금씩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감정을 배워갔다.
✅ 대화와 위로 – 아이들의 언어로 감정 다루기
- 민재가 도윤에게 말함
“너 토마토 아직 괜찮아. 밑에 잎은 멀쩡하잖아.”
- 도윤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림
“얘가 힘들면 내가 더 물 줄게.”
그날 저녁,
우리는 벌레 먹은 잎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느끼고, 판단할 수 있게.
✅ 작은 실패를 대하는 자세
그 이후로 아이들은
매일 잎을 확인하면서도
더는 놀라지 않았다.
- 민재: “얘는 햇빛이 부족해서 그런 거 같아.”
- 도윤: “쌈이는 어제보다 안 말렸어. 괜찮아질 수도 있어.”
실패를 피하는 게 아니라,
그걸 옆에 두고도 흔들리지 않는 연습이
조금씩 몸에 스며들었다.
✅ 마무리하며 – 실패도 함께 키우는 것
벌레 먹은 잎 하나,
시든 잎 하나가
우리 가족에게 가르쳐준 건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현실이었다.
아이는 그걸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도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서로의 마음을 닦아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농사는 식물만 키우는 일이 아니다.
그 옆에 있는 감정도 함께 자라는 과정이다.
📌 다음 편 예고
“장터 준비 시작 – 다시 만나는 고객, 그리고 더 정성스러운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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