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농업 창업 준비일지 33편 - 모종이 싹을 틔우다, 기다림과 설렘이 섞인 창가 풍경
봄은 텃밭에서 시작되는 줄 알았지만,
사실 우리 가족의 봄은 거실 창가에서 먼저 시작됐다.
우유팩에 흙을 담고,
씨앗을 심고,
매일 아침마다 작은 모종대를 들여다보며
“오늘도 자랐을까?”를 반복하는 시간.
이번 글에서는 방울토마토와 쌈채소 모종이
싹을 틔우기까지의 과정과,
그걸 기다리며 아이들과 나눈 짧은 대화들,
그리고 우리가 느낀 감정들을 기록해본다.
흙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작은 초록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우리 가족의 봄을 가장 먼저 알려준 존재였다.
✅ 모종대, 창가에 자리 잡다
우리는 거실 창가 한켠에
우유팩으로 만든 모종 화분들을
가지런히 놓았다.
- 방울토마토 씨앗은 정말 작았다.
(민재: “거의 모래알 아니야?”) - 쌈채소는 작년보다 조금 늦게 파종
- 물은 아침, 저녁 하루 두 번
- 라벨은 아이들이 이름 붙이기
→ “도윤 토마토”, “형 쌈채”, “엄마 박하”
✅ 싹이 튼 날 – 작은 환호성
파종 후 4일째 아침,
민재가 가장 먼저 싹을 발견했다.
“엄마! 올라왔어! 진짜 올라왔어!”
맨눈으로 보기에도 작은 초록 점 하나.
하지만 그건 그날 하루를
완전히 기분 좋게 바꿔놓을 정도의 반가움이었다.
- 도윤은 확대경을 가져와 들여다봤고
- 아빠는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공유
- 엄마는 “이걸 기다리느라 커피가 식었다”며 웃었다
✅ 모종을 보며 달라진 하루 루틴
- 아침: 식사 전 창가 모종 점검
- 점심: 햇빛 방향 따라 모종대 살짝 이동
- 저녁: 오늘 몇 cm 컸는지 이야기 나누기
- 주말: 성장일지 쓰기 + 싹 이름 붙이기
도윤: “이건 토망이, 얘는 쌈이.
이름이 있어야 잘 자라.”
모종은 점점 자랐고,
우리는 매일 조금씩 기다리는 마음을 배워갔다.
✅ 싹이 죽은 날 – 조용한 위로
하루는 실수로 물을 많이 줘
쌈채 한 모종이 시들었다.
- 도윤은 잠시 말없이 창가 앞에 앉아 있었고
- 민재가 말했다:
“괜찮아. 다른 애들이 커지면, 그 자리에 다시 심자.”
모종 하나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작은 이별도 조용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마무리하며 – 싹이 튼 건 모종만이 아니었다
씨앗이 싹을 틔운 건
단지 토마토가 자란 게 아니었다.
그걸 매일 들여다보던 아이들의 눈빛,
그 앞에서 웃고 위로하던 가족의 말투,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감정이
함께 자랐다.
우리 집 봄은 지금
거실 창가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 다음 편 예고
“아이들 이름표를 텃밭에 세우다 – 두 번째 농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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